눈물로 증명된 야구에 대한 진심은 겨울에도 이어졌다. 연봉을 탈탈 털어 미국에서 한 달간 개인 훈련을 소화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이상규(29)가 새 시즌 1군 풀타임을 꿈꾸고 있다.
이상규는 지난해 12월16일부터 1월17일까지 한 달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왔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위치한 ‘트레드 애슬래틱스’라는 야구 전문 트레이닝 센터를 찾아 개인 훈련을 하기 위함이었다.
트레이닝부터 투구 기술, 바이오메카닉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선수에게 최적의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트레드 애슬레틱스는 수많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다. KIA, SSG 등 국내 팀들도 이곳에 투수 유망주들을 파견하며 입소문을 탔고, 올겨울에는 조상우, 임기영(이상 KIA), 정우영(LG), 최원준(두산) 등 여러 투수들이 개인 훈련을 위해 찾았다. 토토사이트
이상규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비시즌에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배우고 싶었다. 미국에서도 유명한 곳이라 어떻게 하는지 한 번 경험해보기 위해 다녀왔다. 환율이 높은 시기라 비용이 어마무시했지만 저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을 하고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지난해 연봉은 4400만원으로 높은 편이 아니지만 큰 마음먹고 자기 투자를 했다.
지난해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0km를 던진 이상규는 “모든 야구 선수들이 구속을 증가하고 싶어 하고, 트레드 애슬레틱에 가는 선수들도 대부분 그걸 원해서 가지만 가서 보니 구속이 다가 아니더라. 선수 개인에게 딱 맞는 피칭 디자인을 해주고, 기술적인 장단점을 설명해주는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곳에서 자신의 팔 스윙에 맞는 스위퍼와 함께 체인지업 활용법도 새롭게 배웠다.
이상규는 “원래도 체인지업을 던지지만 우타자한테는 잘 못 던졌다. 우타자에 맞는 체인지업 던지는 방법도 알게 됐다”며 “1군 투수들을 보면 자신만의 확실한 구종이 하나씩 있더라. 저도 그런 공이 있어야 한다. 올해 ABS가 하향 조정됐는데 체인지업이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토사이트
청원고를 졸업하고 2015년 2차 7라운드 전체 70순위로 LG에 입단한 우완 투수 이상규는 2020년 시즌 초반 임시 마무리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기대만큼 크지 못했고, 투수 뎁스가 두꺼운 LG에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졌다. 육성선수 신분으로도 강등되는 시련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方�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던졌고, 2023년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되며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4억원의 1라운드 양도금를 쓰며 이상규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지난해에도 전반기에는 2군에 주로 있었지만 후반기에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화 불펜 한 자리를 꿰찼다. 특히 8월24일 잠실 두산전에서 9~10회 2이닝 무실점 호투로 인생 경기도 치렀다. LG 시절인 2020년 5월24일 잠실 KT전 이후 1553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고, 인터뷰 중 감격의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다. 9월에는 3번의 대체 선발로 길게 던지는 능력도 보여줬다. 갑작스럽게 들어간 선발 자리에서도 선방하며 중간에 국한되지 않고 예비 선발이나 롱릴리프까지 쓰임새를 더 넓혔다. 토토사이트
이상규는 “작년 후반기에 잘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더 잘하기 위해 미국에 가서 배워왔다. 당장 드라마틱하게 다 바뀌진 않을 것이다. 거기서 배워온 것을 잘 정립하는 게 숙제”라며 “올해 어떤 보직이든 감독님, 코치님이 시켜주시는 대로 잘하고 싶다. 프로 와서 신인 시절 빼고 한 번도 아파본 적이 없다. 아프지 않는 것에 자신 있으니 많이 던지고 싶다. 1군 풀타임과 함께 WHIP 1.30~1.50이 목표다. 작년(두산전 승리)보다 더 좋은 인생 경기도 하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